행정타운, 거제시민 상대 100억 사기극? 또는 거제시의 고질적인 무능 행정의 되풀이?
행정타운, 거제시민 상대 100억 사기극? 또는 거제시의 고질적인 무능 행정의 되풀이?
  • 이명우 기자
  • 승인 2023.09.13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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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7.4 행정타운 공사 현장
2023.7.4 행정타운 공사 현장

최악이다. 그간 거제시 엉터리 정치·행정이 하나 둘이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엉터리는 행정타운이 아닌가 싶다. ‘거제시 부실 무능 행정의 종합판, 끝판왕’으로 일축할 수 있겠다.

행정타운 공사의 공식 사업명은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사업 부지 정지공사’로 경찰서, 소방서 등 유사 기능의 공공기관을 집단 배치하는 행정타운을 만들어 도심지 교통 및 주차난 해결과 양질의 치안 서비스 제공 및 각종 사건·사고에 신속 대처할 수 있는 행정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한 사업이다. 2011년 구상을 시작으로 2016년 첫 삽을 떴다. (최초 계획된 준공 시점은 2019년)

1. 사라진 시(市) 수익금 100억 4천만 원

시의 설명대로라면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사업 부지 정지공사’(이하 행정타운)은 거제시에 황금알을 안겨줄 수 있었다. 시는 65억 비용으로 땅(山)만 매입하면 될 뿐, 공사 진행 및 공사 관련 비용은 사업 시행자가 전부 부담하는 조건이었고 사업 시행자는 공사 완료 시점까지 거제시에 100억 4천만 원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공사가 완료되면 거제시는 현재의 거제경찰서와 소방서 부지까지 얻게 되는 수익사업이었다.

그러나 행정타운 구상과 추진 12년, 착공 후 7년이 지난 지금...

거제시가 얻은 수익은, 앞으로 얻게 될 수익은 없다. 아무것도 없다.

시가 자랑스레 내세웠던 100억 4천만 원의 수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 (새로운 협약 체결로 사라진 정확한 금액은 100억 3천7백6십7만 원) - 2차 사업자 선정과 협약을 통해 예정되었던 2024년 준공은 불가능함을 시는 선언했고, 시가 얻게 될 것이라 여긴 거제경찰서 부지와 소방서 부지 또한 이미 물 건너갔거나 물 건너갈 위기다.

24년 3월 준공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수십억, 혹은 백억에 가까운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더라도 기한을 지키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오히려 소송으로 인한 행정력의 낭비가 불을 보듯 뻔하다.

수익만 사라진 것이 아니다. 공사 발파 소음과 분진, 대형 공사차량 통행으로 인한 공사현장 인근 주민과 학생(인근 옥포고)들의 불편은 최초 공사 완료 시점이던 2019년 9월 23일에서 4년을 더 지나서 7년째 이어지고 있고 좁고 낡은 경찰서를 찾는 시민들과 노후된 건물, 컨테이너 간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경찰서 직원들의 불편은 심화되고 있다.

거제시 발전과 시민 편의증진의 목적으로 시작한 행정 행위가 오히려 시민 불편만 가중시킨 채 거제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2. 돌이 나오지 않는다.

행정타운 공사 중단과 공사 지연의 이유는 사안의 심각성과는 달리 너무나 단순하다. 이유는 돌이 없다. 판매할 돌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사업은 석산 개발 방식으로 시행돼 민간사업자가 행정타운 공사장에서 나온 돌(암석/골재)을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공사비 310억 원 전액을 부담하고 공사 준공 시까지 100억 4천만 원을 거제시에 납부하는 조건을 담았다.

그런데 막상 공사현장에서는 판매할 돌은 나오지 않고, 갖다 버려야 할 흙만 가득 나오니 공사비를 충당하지 못해 1차 사업 시행자는 사업을 중도에 포기했고 2차 사업자 또한 사업 완료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부지 매입 기채 발행 동의안이 있었던 2015년 4월부터 지금까지 9년 동안 누구 하나 책임의 소재를 따지는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책임의 소재는 어디에, 누구에게 있는지 따져보려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2015년 4월 16일 거제시 당시 이용재 도시안전국장이 말했던 ‘완벽한 설계’의 내용부터 확인하려 한다.

‘완·벽·한·설·계’... 돌이 나오지 않아 중단됐고, 돌이 나오지 않아 공사 완료를 담보할 수 없는 이 사업의 사작은 믿기지 않겠지만 완벽한 설계로부터 시작됐다.

3. 완벽한 설계

7대거제시의회 회의록을 보자.

2014년 11월 13일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당시 최성환 도시과장 직무대리는 행정타운 사업과 관련하여 토지매입비 85억, 부지 조성 공사비 194억이 소요될 것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2015년 4월 16일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당시 최동일 도시개발 과장은 행정타운 공사에 대해 토지매입비는 65억, 공사비는 355억 원 소요된다고 한다.

불과 5개월 사이 토지 매입비는 20억이 줄었고 공사비는 155억이 늘었다.

이에 모 시의원이 “어떻게 5개월 사이 비용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느냐?”는 질문에 당시 이용재 도시안전국장은 “지금은 설계를 완벽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한다.

4. 부실·무능 행정의 종합판이자 끝판왕

필자가 행정타운을 두고 가장 궁금한 내용이 바로 당시 거제시가 주장했던 ‘완벽한 설계’다. 어딜 봐도, 아무리 봐도 행정타운은 주먹구구식, 눈 가리고 아웅, 아니면 말고, 끼워 맞추기식 등 졸속 행정의 종합판이자 끝판왕으로 의심되는데, 이것이 완벽한 설계로부터 시작되었다니 그야말로 소도 웃을 일이다.

과연 시가 얘기한 ‘완·벽·한·설·계’의 내용은 무엇일까? 과연 진짜 완벽한 설계였을까? 아니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끝없이 반복하는, 행정의 의도된 거짓말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히 완벽한 설계인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하는 무능한 행정이 문제일까?

필자는 취재를 통해 이 부분부터 확인하려 한다. 이글은 단지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는다. 행정타운을 두고 따지고 점검해야 할 것은 하나둘이 아니지만 우선 2015년 거제시가 얘기했던 ’완벽한 설계‘부터 시작한다. ’완벽한 설계‘의 내용이 무엇인지, 설계는 완벽했는데 왜 공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한 채 완벽하게 실패했는지...

본격적인 취재와 관련 정보공개청구에 앞서 프롤로그를 먼저 띄우는 것은 사실관계를 보다 빠르게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선 시민의 관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거제시가 일을 어떻게 하는지 관심을 가지기를 바래서다.

거제시의 부실·무능 행정은 비단 행정타운 사업만은 아니다. 도시재생 사업, 300만 원 아파트 등 행정이 기획하고 주도한 여러 사업에서 어이없는 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부실·졸속 행정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거제시 행정의 잘못된 행태를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시민의 관심, 그것 말고는 없다.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의회조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하므로, 시민이 스스로 나설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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