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생각] 태국 푸켓에서 5년 동안 살면서 봤던 추한 한국인
[기자생각] 태국 푸켓에서 5년 동안 살면서 봤던 추한 한국인
  • 이명우 기자
  • 승인 2023.05.30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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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껫에서 5년 살았습니다. 2000년 7월부터 가이드로 시작한 태국 푸껫에서의 생활, 그러나 가이드의 안내로 방문한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이 문제가 많아 고민하게 되었고 그러다 설마 이건 속일 수 없겠지 했던 뱀탕까지도 가짜라는 걸 알고는 가이드 일은 8개월 만에 스스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곤 인터넷을 통해 배낭여행 및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게스트하우스 및 자유여행업을 하며 살았습니다. 나름 업계에서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고, 유명해져 푸껫에서 체류하는 항공사 승무원들의 일정도 안내 진행했습니다.

#장면 1

여느 때와 같이 항공사 직원 일정 상담을 위해 찾은 호텔, 제 기준으론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이가 같아 친구로 지내던 태국인 호텔 벨맨이 평소와는 다른 느낌으로 웃으며 인사를 하며 "어제 우리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아니?"라고 물었다. "아니, 몰라. 무슨 일?"이라고 답하니,

"어제 한국인 남성 단체 여행객 80명이 투숙을 했는데, 이 여행객들이 저녁 식사 및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왔을 때, 저마다 태국인 여성과 함께 온 탓에 투숙할 사람이 160명으로 늘어나 있었다"며, 갑자기 들이닥친 추가 인원 80명 때문에 40개의 객실을 추가로 준비하고 배정하는 등 호텔 로비와 리셉션이 난리 아닌 난리가 났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평소와는 달랐던 그의 웃음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항공사 상담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와 어제 상황을 알아보니 난리법석은 그 호텔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습니다. 그 남성 단체 여행객들은 함께 투숙할 파트너를 찾는다며 푸껫타운 여러 술집을 돌아다니며 푸껫타운 유흥가 전체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소란에 대한 소문은 이미 푸켓타운에 퍼질 만큼 퍼져있었고,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푸껫타운에 사는 우리 한인들은 창피해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후로 한동안도 나는 친구로 지내던 현지 경찰과 그의 동료들로부터의 짓궂은 농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장면 2

푸켓에서 가이드를 하는 동생들에게 사석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 우리 마을에는 외국인들이 와서 산다. 우리나라보다 부강한 나라 사람들이야. 근데 이 외국인들이 우리를 함부로 대해. 반말은 기본이고 툭하면 욕하고 화내고 우리를 전혀 인격체로 대하지 않아.

  이 외국인들은 우리 마을 여성들에게는 더 심한데, 바로 옆에 남자 친구나 남편이 있는 여성에게도, 심지어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나, 미성년자들에게도 집적대고 희롱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몸값을 물어.

이런 상황이면 너희들은 어떻게 할 거야?” 라고 물었더니 다들 “가만두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가만두지 않는다는 말로 표현했지만, 그들이 했던 얘기는 모두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폭력배들이 사용할 법한 수준의 험악한 용어들이었습니다.

“그렇지. 나도 마찬가지야. 저런 모습을 어떻게 그냥 보고 있어? 그런데 일부긴 하지만 우리 한국인들도 지금 태국에서 꼭 저렇게 살고 있어. 저래선 안 된다. 저러지 말자. 태국인들은 순해서 이런 상황을 참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같았으면 진작에 대처했을 거야”

그렇게 푸껫에서 5년을 살면서, 전체를 보면 일부의 한국인에 지나지 않지만, 위와 같은 추악한 한국인 아저씨들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우월감에 도취돼 태국인들을 함부로 대하고 행동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들이 존재했습니다.

#맺음말

태국이 아닌 한국에 사는 지금 드물긴 하지만, 푸껫에서 본 그 추한 한국인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태국에 살았다면 위의 예처럼 그 나라와 그 나라 사람을 무시하고 무법자처럼 행동할 아저씨들을 봅니다. 물론 국가와 상황이 달라 밖으로 드러나는 그들의 행동 또한 조금씩 다르지만, 그 태도의 밑바탕에 깔린 본질은 같기에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건 태국에서 살고 겪었던 나만 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누구든 지금 한국에서 이주 노동자와 동남아 국가 국적의 사람을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와 말과 행동을 보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지금 그가 한국에서 이주 노동자를, 동남아 국가 사람들을 이유 없이 깔보고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고 있다면 그는 그 나라에서도 그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고자 하는 얘기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의 낯선 환경과 사람들 속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더 외롭고 고단할 수밖에 없는 이주 노동자들이기에 그들을 더 배려하자는 게 아닙니다. 단지 그의 나라의 빈부강약에 상관없이, 국적과 피부색에 상관없이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자는 겁니다.

설령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다면 그 나라와 사람들을 그 자체로 무시하고, 마음대로 판단하고, 함부로 대하지는 말자는 겁니다. 이 말은 이주 노동자를 위한 말이기도 하지만 나를, 우리를, 당신을 위한 말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들을 함부로 대하는 순간 당신은 위에 열거했던 바로 그 추태의 한국인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압니다. 이런 사람은 여기가 한국이라,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러지 못하는 것일 뿐... 태국에 산다면 위의 추한 한국인 아저씨와 똑같은 모습으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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