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분할) 반대" 투쟁...사측은 주총 시간 장소 기습변경 해 승인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분할) 반대" 투쟁...사측은 주총 시간 장소 기습변경 해 승인
  • 포커스 거제(Focus Geoje) 기자
  • 승인 2019.05.3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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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10시 임시주총 예정
30일 오후 5시 영남권 노동자대회, 8시 시민문화제 등 1박2일 집회
노동자와 경찰 강대강 대치로 '폭풍전야'
사측 주총 장소 시간 기습변경
노조 '원천무효' 주장

현대중공업 노조가 27일부터 울산 동구 전하동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법인분할 반대" "생존권 사수"등을 외치며 농성을 진행했다.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3월 8일 산업은행과 본계약을 체결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선제적 절차인 물적분할을 승인받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한 장소이다.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이 1991년 설립한 문화공간으로 본사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떨어진 지하1층 지상4층 건물로 주총은 1층 극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물적분할은 현대중공업을 둘로 나눠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만들고 그 아래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두는 내용이다. 노조는 물적분할이 되면 7조원대 부채를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이 떠맡아고용악화 등 생존권 위협, 지역 경제 파탄 우려가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30일 오후 5시 민주노총은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저지, 대우조선 매각저지를 위해 영남권 노동자결의대회를 열었다. 7000여명의 노동자가 한마음회관 광장에 집결했다. 대우조선 지회도 210명이 5대의 버스로 이동하여 결합했다.

 울산 동구 민간어린이집 연합은 집회참가자들에게 생수 2000개를 제공하고 “아버님~~ 힘내세요, 동구 민간어린이집 연합회가 함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노동자들을 지지·응원했다. 집회 장소 인근에는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과 본사이전을 반대하는 수많은 현수막이 걸렸다.

이어 오후 8시에는 울산시민과 함께하는 법인분할 저지 문화제를 이어갔고, 노동자와 가족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10,000여명의 사람들이 함께했다.

노동자들은 한마음회관 앞 광장과 풋살장 등에서 노숙했고, 31일 오전 7시 45분경 사측이 주주 등과 함께 주총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노조에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한마음회관 주변에 기동대 병력 64개 중대 4000여명의 경찰 병력과 1000여명의 사설 용역이 배치됐고, 노조와 대치하며 전운이 감돌았다.

인근 주민들은 한마음회관 주변 이면도로에 줄지어 서 있는 주주들과 사설 용역 인력들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담아 쓴소리를 했고, 용역 인력에게 일당을 묻고 700,000원이라는 대답에 놀라기도 했다.

주주총회를 시작하기로 한 10시까지 주주들은 주총장소에 진입하지 못했고 별다른 움직임이나 충돌도 없었다.

그러나 10시 30분경 임시주주총회 시간과 장소를 11시10분,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 공지하고 주총을 강행했다. 인근 주민들은 주주들이 10시 15분경 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변경된 주총 장소로 급히 이동했으나 도착했을 당시 주총이 끝난 상태였다.

현대중공업은 66명의 주주가 참석한 2019년도 제1차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과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주총 승인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존속회사)과 사업회사(존속회사의 100%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된다. 중간지주사의 사명을 한국조선해양으로 바꾸고 신설 자회사의 사명은 현대중공업을 쓴다.

한국조선해양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신설 회사인 현대중공업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 기일은 오는 6월1일이며, 창립총회 6월 2일, 분할보고 총회일과 분할등기일(예정일)은 6월 3일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음 주 현장실사에 착수, 다음 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하고, 국내외 결합심사가 승인되면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법률원은 “현대중공업은 당초 개최시간을 이미 경과한 이후에야 당초에 통지했던 주주총회 장소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개최시각도 최초 통지와 달리 11:10으로 변경해서 진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주주들은 주주총회 장소 및 시간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했고, 당연히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도 없었다. 특히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3%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번 주주총회 안건인 회사분할이 통과될 경우, 고용관계나 노동조합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에서 의견표명을 하기는커녕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 이처럼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조차 보장되지 못한 주주총회는 결코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위법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유효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주주총회와 회사분할은 중대한 절차위법으로 무효로 봄이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달 3일에도 파업을 이어가는 한편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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