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선민]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대우조선해양 불공정 매각문제
[기고: 김선민]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대우조선해양 불공정 매각문제
  • 포커스 거제(Focus Geoje)
  • 승인 2020.11.1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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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민(국민의힘 거제시당협 청년위원장)
김선민(국민의힘 거제시당협 청년위원장)

 

한때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한 곳으로 손꼽혔던 “젊은 도시 거제”라는 명성이 있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평균 연령은 높아졌고 결국 전국 평균 연령 순위에서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경남에서만큼은 여전히 가장 젊은 도시다. “공차면 바다에 빠진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의 촌(村)지방인 경상남도의 끝 섬마을 거제시가 어떻게 이토록 오랫동안 젊은 도시의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국내 조선 산업 빅3(대우, 삼성, 현대) 중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이곳 거제에 정박해 있다. 1980년대 준공 후 대한민국의 조선업을 견인해온 양대 조선소와 협력업체들이 모여있는 이곳 거제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조선 산업의 메카이다. 한때 조선 산업은 국내 총수출액 대비 10.2% 규모를 차지하며 수출 품목 순위 1위까지 차지한 대기록이 있으며 또한 세계 최초로 조선업 국제 인증을 취득하는 진기록 등 대한민국의 유례없는 경제 위기의 때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로 유명했다.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산업이자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양대 조선소가 있는 이곳, 촌(村)구석 거제의 비전을 본 청년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9년 1월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돌연 매각을 발표한다. 현대중공업이 인수업체로 선정되었고 이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과 관련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2008년, 산업은행이 공개입찰 방식으로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했을 때 한화가 인수자금으로 제시한 금액은 6조 3000억 원이다. 2019년 대우조선 매각에 현대중공업이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고작 6000억 원대라고 한다. 다른 모든 상황은 차치하고 눈앞에 드러난 2008년과 2019년의 금액만 보더라도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유의 깊게 봤다면 대한민국 청년의 좌절은 물론 이 땅 위의 국토방위를 위해 헌신하는 60만 장병,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을 세계 정상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ㆍ발전시킨 대우조선 노동자, 나아가 향토기업의 자긍심을 지금도 품고 있는 거제시민 전체에게 정부 차원의 사죄가 마땅하다고 본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졸속 처리 과정, 한국형 차기 구축함 기본설계사업 대우조선 부당 배제 의혹, KDDX 사업자 선정 과정 기밀유출 사건 수사 등 그토록 공정을 추구하는 현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는다.

지금 거제는 생존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기업의 존폐가 거제 시민의 생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 지역의 국회의원은 주야장천 서울과 거제를 오가며 대우조선 불공정 매각 문제를 읍소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활동을 통해 현 작태의 부당성을 낱낱이 분석ㆍ지적하는 등 정파를 구분하지 않고 대우조선 문제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으며, 또한 지역내 모든 정치인 역시 방송으로, 집회로, 시민문화제로 힘을 함께 하고 있다.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대우조선 불공정 매각 반대 범시민 대책 위원회가 구성이 되어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어느 누구라도 연일 매각 저지를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대우조선 문제는 대우조선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거제시민 모두의 생존 문제로 그 뜻을 함께하고 있다.

한때 30만 명에 육박해 갈 만큼 전국의 청년들이 거제로 모여든 이유는 촌(村)구석이 정겨워서는 아닐 것이다. 기업이 형성되고, 생활이 안정화 되어가며,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비전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촌(村)과 도시의 적절한 조화 속에 근면할 수 있는 일자리가 보장되고, 휴식할 수 있는 여유가 풍부한 거제의 매력에 충분히 내 삶을 도전해 볼 만한 가치를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거제는 벌써 5만명 이상의 인구가 빠져나갔으며, 조선 경기 불황으로 잠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은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내용을 이번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기회를 찾아 경남의 끝 섬마을 거제로 발걸음한 청년들의 굳은 의지를 온갖 의구심으로 난무한 정부의 무책임한 대우조선해양 졸속 매각 처리 과정 때문에 대한민국 청년들의 도전과 젊음이 피해 본다면 우리들은 어디서 다시 희망을 찾을 것이며, 작금의 사태를 보며 도탄에 빠진 청년들의 좌절을 어떻게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인가?

현 정권이 출현할 때 일자리 대통령을 자명한 것이 기억에 새록새록 하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그 유난을 떨던 것이 현 정권 내내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 당시에는 유난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20대~40대의 나이, 불안한 시기에 불안을 달고 살았던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희망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주옥같은 설레발도 그때에는 희망이었다.

말로만 청년...청년... 하지 말고 실제 청년의 현실을 보고, 지금 청년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앞으로의 청년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라고, 오늘의 대우조선해양 졸속 매각 처리 과정을 바라보며 한때는 기회의 땅, 청년들이 선택한 땅, 이곳 거제도 촌(村)구석 청년들이 말하는 외침을 들어주길 바란다.

지금, 눈물의 섬이 되어버린 이곳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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